아베코보 《모래의 여자》 ★★★★☆
인생의 무료함이란? 인생의 고단함이란?
- 저자
- 아베 코보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01.11.10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중에서 일본문학으로 가장 먼저 출간된 소설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소설인 가와바타 야쓰나리의 《설국》보다도 먼저.
‘모래의 여자’라는 제목이 알쏭달쏭하다.
하지만 제목처럼 책의 내용도 알쏭달쏭한 걸 보면 제목이 참 적절한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인가?
현실에 피로한 현대인들에게 극도의 불편감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인가?
아무튼 내용은 간단하다.
일상에 지친 주인공이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미로 곤충채집을 즐긴다.
그리고 어느날 떠난 여행에서 모래 구덩이에 갇혀 끊임없이 모래를 퍼내야 하는 일을 하게 된다.
등장인물도 단순하다.
주인공, 여자 한 명, 마을 주민들, 직장동료들.
하지만 주인공에 도움이 되는 인물은 여자 한 명뿐이다.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메마르고 까끌까끌한 모래더미에 파묻힌 것처럼 답답하고 끕끕할 것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주인공이 갑자기 동거하게 된 여자와 함께하는 모습은 어떤 이유로든 부대끼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들은 일상의 고단함으로 혹은 지루함으로 현재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
그렇게 무의미한 일상을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주변 사람들과 충만한 관계를 맺지 못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속지나 않으면 다행일지도 모르는 세상이다.
하지만 끝내 자유를 얻었을 때 대단한 것을 원하지 않기도 한다.
퇴직을 꿈꾸지만 막상 그 바램을 실현시켰을 때 무엇을 원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건 아닐 것이다.
아무튼 독특한 소설이다.
어쩌면 다른 등장인물들은 그저 배경일뿐 이 소설 속에는 그저 혼자서 생쇼를 하고 있는 인간 한 명(주인공)만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다.
나의 인생을 살아야는 사람이 나 혼자인 것처럼.
읽다보면 가슴 조리는 순간도 있고 몽실몽실 행복해지는 순간도 있다.
읽는 동안 까끌까끌할 수도 있지만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그때는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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