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오십의 주역공부》 ★★★★☆
오십, 주역, 정약용
이 책의 키워드이다.
- 저자
- 김동완
- 출판
- 다산초당
- 출판일
- 2022.05.11
자기계발서로 생각하고 구매했고 주역이 뭔지 궁금하기도 했다.
논어에 보면 공자님께서 몇 년의 시간이 더 주어져서 쉰 살까지 역을 공부한다면, 큰 허물이 없을 것이라고 하셨다.
또한 이 책은 정약용에 관한 다양한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정약용은 주역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주역을 바라보기만 해도 기가 꺾여서
탐구하고자 하면서도 감히 손도 대지 못한 것이 여러번이었다.
눈으로 보는 것, 붓으로 기록하는 것으로부터 밥을 먹고 변소에 가며,
손가락을 놀리고 배를 문지르는 것에 이르기까지 어느 하나도 주역 아닌 것이 없었다.』
정약용이 이렇게 말할 정도면 주역은 정말로 어려운 책인 것 같다.
주역은 쉽게 말하면 점을 보는 책 혹은 우주의 이치를 설명한 책인 것 같다.
동양철학의 기본은 태극, 무극, 음양 등으로 설명을 할 텐데
주역 역시 그 맥락을 함께하는 것 같다.
어쩌면 동양철학의 틀을 형성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글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주역이 뭔지 알 수는 없다.
64괘, 어려운 설명들이 조금씩 쓰여있지만 무슨 의미인지 파악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괘와 더불어 쓰여진 인생에 대한 고찰은
조금 더 먼저 살아온 그리고 철학을 오랜 시간 공부해온 저자의 혜안을 담고 있다.
이런 부류의 책들이 대부분 뻔한 이야기를 적고 있기는 하다.
착하게 살고, 견디고, 성실하고 등등.
하지만 저자의 경험과 정약용에 대한 일화들이 읽는 이의 흥미를 이끌어준다.
읽다보면 왠지 오십, 그 나이쯤 되면 이런 생각을 하겠구나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나이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의 삶을 비추어 읽어도 좋은 것 같다.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극에 도달하지 않고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다.
태극이란 하나의 기운이 극에 달하면 그 안에서 반대의 기운이 생성되는 원리.
삶이 극에 다다르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나
그 끝에 다다르기 전에 사소한 일에서 극에 치닫는 삶을 살지 않는 것이다.
손톱달이 서서히 자라나 보름달이 되기 전까지
최대한 천천히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아직은 멀기만한 퇴직도 내 인생의 보름달은 아닐 것이다.
우리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운명을 점친다.
하지만 정약용의 생각을 들여다 보면
그것들이 얼마나 의미없는 일이었는지 반성하게 된다.
『주역은 왜 지어졌는가?
성인이 하늘의 명령을 청하여 그 뜻에 따르기 위해 지었다.
무릇 일이 공정한 선에서 나와
반드시 하늘이 그를 도와 이루게 하고 복을 내릴 만한 것이라면
성인이 다시 청하지 않는다.
일이 공정한 선에서 나오지 않아
천리를 어기며 인륜의 기강을 해치는 것이라면
비록 반드시 그 일이 성공하여 눈앞의 복을 얻을지라도
성인이 다시 청하지 않는다.
오직 일이 공정한 선에서 나왔으나
성패와 회복을 거슬러 엿보아 헤아릴 수 없는 경우에만 청한다.』
옳은 일을 하더라도 그 성공이 확실하다면 점을 치지 않고,
옳지 않은 일의 성공여부에도 점을 치지 않는다.
오직 옳은 일에 대해서 성공과 실패를 알 수 없을 때에만
운명을 점친다는 것이다.
여기서 질문! 나의 천명은 무엇인가?
이 책을 읽고 난 후 스스로에게 주는 숙제이다.
솔직히 다산 정약용이라는 한 인간이 너무나 출중해서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존재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언젠가 또 나의 운명과 인생이 궁금할 때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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