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소설가 김영하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작별인사’라는 서정적인 제목의 소설인데 로봇의 이야기가 등장해서 조금 당황했다. 유명작가의 소설이라는 이유로 리뷰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았다. 이유야 어떻든 이 소설은 로봇의 감정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책을 읽고 난 후, 얼마 전에 드라마 《휴먼스》 시즌 1을 봤는데 이 소설에서 논하고 있는 주제를 담고 있어서 생각의 흐름을 이어가게 되었다. 물론 드라마 《휴먼스》가 훨씬 먼저 나오긴 했다.
이 소설은 한 아이가 미등록 휴머노이드 수용소에 갖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의 생명은 줄거리이므로 여기서 자세한 내용은 삼가겠다. 하지만 한 가지 궁금증을 갖게 된 부분이 있어서 언급하고자 한다. 과연 의식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달마’를 통해 제시된 질문이다. 여기서 달마는 정통 불교의 맥을 중국으로 가져온 달마스님은 아니다. 인공지능 휴머노이드가 일반화된 세상에 달마스님의 등장은 조금 엉뚱하지 않은가. 아마도 소설 속 캐릭터에 ‘현명’한 특징을 가진 존재로서 달마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 같다.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이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을 어떻게 사용하고 대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하도록 한다. 인간과 같이 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감정을 느끼고 고통을 느끼는 로봇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감정이고 고통인 것인가? 인간은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이다. 나는 비록 로봇이라고 하더라도 고통을 느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냥 모른척하지는 못할 것 같다. 지금은 무슨 기계든 대량생산이 일반화된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을 만큼 가격은 싸고 빠르게 생산된다. 필요하면 사고 고장나면 고치기 보다는 그냥 버리는 것이 일반화된 세상이다. 우리는 과연 미래에 고장난 로봇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현재 많은 사람들이 소유하고 있는 가장 큰 기계는 자동차이다. 우리는 로봇을 자동차 다루듯 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은 여기저기 수리해서 사용하는 반면 부자들은 사용하고 버리는 것인 일반화될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자동차가 아닌 의식과 감정을 가진 로봇이라면?
김영하 《작별인사》 복복서가
산업혁명, 기계, 전기, 컴퓨터의 역사는 이제 논할 것도 없이 휴대폰이 일반화 된 것은 대략 2000년 전후이며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을 넘어선 지점, 국내에서는 2010년이 거의 다 된 시점이었다. 그 후로 대략 10여년이 흘렀다. 이제 세상은 4차산업, Big Data, IOT, AI 등의 용어에 어색해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 로봇 기술은 어디까지 와 있을까? 인간과 동일한 형상을 하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로봇이 과연 언제 우리 삶에 깊숙히 들어올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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