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인생 책, 세 번째 읽어야 할 책
- 저자
- 밀란 쿤데라
- 출판
- 민음사
- 출판일
- 2009.12.2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서 존재의 무거움을 알게 해주는 아이러니
이 소설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다.
제목부터 무슨 말인지 모를 이 책은 나에게 너무나 큰 것을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작년 초 쯤 두 번째 읽었는데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또 한 가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이 꾸준히 읽혀지고 있는 이유인 것 같다.
나도 누구 못지않게 때묻지 않은 순수로 무장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리고 또한 누구나처럼 사춘기를 지나면서 30대 중반까지 무거운 짐을 지고 살고 있었다.
그런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니.
나는 존재의 가벼움을 모르고 살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그것은 내 삶을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나는 거부할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알게 되었다.
토마시, 테레자, 사비나, 프란츠 4명의 사랑과 이별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단순 연애소설로만 간주하기에는 인간의 삶을 단순하면서도 깊숙히 들여다 보고 있다.
물론 책의 시작부터 나오는 니체의 말은 아직도 그 의미가 알쏭달쏭하다.
알 것도 같은데 딱히 말로 설명할 수 없다.
이건 모른다는 뜻이다.
사실 이 책에는 꽤나 많은 철학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으며 그런 내용들을 모두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밀란 쿤데라라는 작가는 얼마나 천재인 것인가.
나는 그렇게 내 인생의 가벼움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이 소설이 나에게 알려주고자 했던 것일까?
가벼움은 좋은 것이고 무거움은 안좋은 것인가?
처음 이 책을 읽고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만 사실 이 책은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통해서 가벼움과 무거움의 사이를 오가고 있다.
인생에서 정답은 없는 법인데 경우에 따라서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가는 것이 인생아닌가.
두 번째로 이 책을 읽었을 때 알게된 것은 가벼움의 결과이다.
그것은 공허함으로 끊임없이 배신, 배반이라는 가벼움을 선택한 결과 마지막으로 남게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 것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배반의 순간들이 그녀를 들뜨게 했고, 그녀 앞에 새로운 길을 열어 주고 그 끝에는 여전히 또다른 배반의 모험이 펼쳐지는 즐거움을 그녀의 가슴에 가득 채워 주곤 했다. 그러나 여행이 끝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부모, 남편, 사랑, 조국까지 배반할 수 있지만 더 이상 부모도 남편도 사랑도 조국도 없을 때 배반할 만한 그 무엇이 남아있을까?사비나는 그녀를 둘러싼 공허함을 느꼈다.』
여기서 작가는 사비나가 이런 공허함에 대한 의식이 없었다고 말하는데 과연 사람들은 그 끝에 가서야 자신의 처지를 알게되는 것 같다.
나 역시 이 대목에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통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또 다른 존재의 무거움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튼 여기까지가 내가 이 책을 통해서 알게된 내 인생의 큰 것이다.
작가는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오마주로 4명의 주인공을 등장시켰고 이 책의 내용에도 안나 카레니나가 등장한다.
그리고 테레자가 함께 하는 개의 이름이 카레닌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가장 훌륭한 소설로 생각한다.
밀란 쿤데라의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나를 기쁘게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내 인생책이며 죽을 때까지 꾸준히 읽어야 할 책이다.
다음 번에는 또 어떤 것을 알게 될 지 생각만해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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